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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지난주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에게 인재 추천권을 부여하고 19년 만에 서류전형을 부활하는 내용의 채용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삼성 고시'로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의 의존도를 낮추고 연간 20만명에 달하는 응시자를 확 줄여 탈락자 양산을 막겠다는 의도가 깔린 시도다.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의 일대 전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인사 담당자는 집중되지 않은 스펙의 나열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신 직무 수행을 위한 지식·경험·열정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겠다고 한다. 삼성의 채용제 개편이 다른 대기업들의 인재 확보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현대차, SK, LG, 포스코, GS 등 주요 대기업들은 길거리 캐스팅, 오디션, 글로벌 탐방 등 색다른 프로그램을 도입해 채용 방식의 다변화를 꾀하는 추세다. 원서에 불필요한 스펙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탈(脫) 스펙' 경향이 눈에 띈다. 한국사 시험 도입 등으로 지원자의 '역사관'을 철저히 보겠다는 것도 최근 기업 채용 흐름의 뚜렷한 변화 중 하나로 감지된다. 삼성도 역사 관련 문항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인문·이공계의 벽을 허물어 '융합(컨버전스·convergence)형 인재' 발굴에 나서겠다는 것도 주요 테마로 꼽힌다. ◇ 역사관·통찰력 파악 위해 '역사에세이' 도입 현대·기아차는 현행 채용방식에 별다른 변화를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이미 서류전형으로 필요한 인재를 걸러온 만큼 지원 과열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낳을 정도로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공채 비중과 인위적 스펙 위주의 채용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다는 방향을 잡았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인재를 찾아 장기 인성평가를 하는 채용프로그램 '더 에이치'(The H)와 취업준비생들의 직접투표로 여는 '전국구 채용설명회'가 지난해 현대차 채용에 등장한 새로운 제도다. '역사에세이'도 지원자의 역사관과 통찰력을 파악하기 위해 인·적성검사에 새롭게 도입됐다. 기아차도 지난해 '커리어 투어'라는 새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서류 전형에서 일정 비율을 자기소개서만으로 선발하거나 아예 영어점수·학점 등의 스펙을 보지 않는 전형절차도 포함됐다. SK는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에 '공개 오디션'을 신설했다. 나이·학력 등을 기재하는 입사지원서 대신 자기소개서만으로 1차 지원자를 선발한 뒤 무대 위에서 5분간 자유롭게 자신을 '세일즈'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오디션을 통과하면 인·적성검사(SK CT)를 거쳐 면접 기회를 준다. 일반 공개채용 전형에서는 면접을 강화해 사원·대리급도 면접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후 부장·팀장급을 거쳐 임원 면접까지 3단계가 일반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합숙 등을 추가해 면접 과정이 5단계로 강화되기도 한다. ◇ '탈스펙'…열정·잠재력 보고 뽑는다 LG그룹은 2000년부터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로 사업 특성에 맞는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했다. 올해도 상·하반기 계열사별 공채를 유지하면서 연구개발(R&D) 인력과 경력 사원은 수시 채용할 계획이다. LG는 계열사별 인성검사를 2010년부터 'LG웨이핏테스트(Way Fit Test)'로 일원화했다. 도전·고객지향·혁신·팀워크·창의와 자율·정정당당한 경쟁 등 LG의 인재상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도구다. 특히 적극성과 열정을 가진 지원자를 우대한다.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LG글로벌챌린저'에 참여해 성과를 내면 입사 또는 인턴 자격을 준다. LG연암학원이 운영하는 연암공업대학에 지난해 신설된 스마트융합학부 졸업자는 LG 계열사 입사를 100% 보장하는 등 다양한 채널로 우수 인재를 뽑는다. 포스코의 채용은 신입사원 공채, 포스코 스칼라십, 국내 경력 사원, 해외채용으로 나뉜다. 포스코 스칼라십은 문(文)·리(理)를 모두 갖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예비 입사제도. 대학교 2학년생 중 우수 학생을 조기 선발해 재학 중 문과는 이과과목을, 이과는 문과과목을 수강하게 한다. 지원 서류에 학력, 출신교, 학점, 사진 기재란을 없앤 탈스펙 전형 'POSCO 챌린지 인턴십'도 신설했다. 전체 절반 수준인 400여명을 열정과 잠재역량만 보고 선발해 스펙쌓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건전한 취업문화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지원자들은 도전정신, 창의성, 글로벌 경험과 관련된 자신만의 스토리를 자유롭게 기술한 에세이를 제출하면 된다. ◇ "대학교육 정상화 기대…또다른 스펙경쟁 경계" GS그룹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한국사 시험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조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투철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나머지 계열사들도 GS칼텍스처럼 한국사 시험을 치르자는 지침을 내놓아 올해부터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이미 2008년 상반기 인턴사원 채용 때부터 한국사 시험을 도입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입사 지원자에게 조직가치(GSC Way) 부합도 검사, 직무역량 검사 외에 한국사 능력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다. 한국사검정능력시험 3급 이상의 자격증을 보유하면 시험을 면제받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초 인재상을 '창조적 실천인'으로 새롭게 정립해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채용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그룹 인사 부서에서는 새 인재상에 들어맞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구체적 채용 절차를 마련하는 중이다.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를 차례로 인수해 그룹 규모가 확장되고 사회적 위상도 높아져 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인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인재상을 새로 정리했다. 두산그룹의 채용방식에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기존의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의 3단계 검증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10여 년에 걸쳐 국내외 인재를 선발하며 확립한 채용체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 한자시험, 면접으로 이어지는 채용방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 없다. 한진그룹은 그룹 공채 없이 계열사별로 채용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채용에서 달라지는 점은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삼성의 채용제도 변화는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대학 전공교육이 충실해지도록 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자칫 의도치 않았던 또다른 스펙 경쟁을 유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청년 일자리와 낮은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채용규모 확대, 채용절차 다양화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학들의 수준에 맞춘 취업교육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