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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지 벌써 2달이 지났지만 수재민들의 깊은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앵커: 저희 8시뉴스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는 계절을 맞아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연속기획, 겨울이 두려운 사람들을 준비했습니다. ⊙앵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태풍 매미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의 아픔과 그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 상륙한 지 6시간 만에 130명의 인명피해와 4조 8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피해와 함께 곳곳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습니다.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남 마산시. 마을 곳곳에는 아직도 당시의 참혹한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바다를 접하고 있는 마산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해일과 강풍으로 배가 파손되고 어구가 모두 떠내려가는 등 삶의 터전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진전면 율티마을. 집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강풍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집안 곳곳이 파손돼 올 겨울을 나기가 걱정입니다. 태풍은 집뿐만 아니라 농작물까지도 모두 휩쓸고 갔습니다. 한 해 동안 공들여 키운 국화꽃 1200평을 한순간에 잃은 송경렬 씨. 예년 같으면 벌써 시장에 출하됐을 꽃들이지만 태풍으로 모두 쓰러져 상품가치를 잃었습니다. ⊙송경렬(52세/화훼 1.200평 유실): 지금은 심정이 참담합니다. 한순간 이렇게 몇 억 되는 시설을 다 태풍에 날려보내고 지금 복구작업도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자: 폐허 속에서 활짝 피어있는 꽃들. 송 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태풍 매미가 지나간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이곳 마산 수해지역의 응급복구는 대충 끝났지만 60여 가구의 수재민들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이렇게 임시거처에서 불편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장기마을에 사는 장연행 할아버지와 신봉난 할머니. 수해로 집이 완전히 떠내려가 벌써 두 달째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난방마저 되지 않아 차가운 방에서 지내야 합니다. ⊙기자: 할아버지, 방이 차갑네요. 이거 앞으로 겨울도 올 텐데 보일러 추워서 어떻게 하죠? ⊙장연행(85세/가옥 전파): 여러 가지 걱정이 많지만 추운 것이 제일, 그 다음 먹고 사는 것이지 뭐... ⊙기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정부의 지원으로 곧 새집을 지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집이 지어질 때까지 이곳에서 머무르며 올 겨울을 나야 합니다. 수재민들이 집을 새로 지을 경우 정부가 위로금과 복구비조로 무상지원하는 금액은 가구당 최고 2000만 원 정도. 이외에 복구비의 60%를 저금리로 대출해 주고 있지만 수재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어림도 없고 택도 없습니다, 어디 그깟 돈 가지고 집을 짓겠습니까? 빡빡하게 살아가기도 갑갑� 세상에 얼마나 있습니까. 안되지요, 못삽니다. ⊙기자: 이보다 사정이 더욱 딱한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의 집이기도 했던 상가건물이 파손된 이경자 씨. 상가와 같은 근린생활시설이 보상대상에서 제외돼 200만 원의 위로금 외에 아무런 지원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경주(49세/상가 건물 전파): 내가 여기에 거주하고 7년 동안 살았는데도 상가로 딱 돼 있으니까 아무 보상도 없고... ⊙기자: 이렇게 많은 수재민들이 뚜렷한 대책없이 차가운 겨울을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입니다. 한 종교단체의 자원봉사단이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집을 복구할 수 없는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희망의 집을 지어주고 있습니다. ⊙전광섭(45세/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경남구호팀장):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전혀 안 되는, 손을 쓸 수 없는 집들을 저희들이 눈여겨 보게 됐고요,그래서 그 일을 한국 교회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집, 한 집 지어가는 것이 지금 5호까지 왔습니다. ⊙기자: 한순간에 집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수재민 최정순 씨는 자신의 집이 지어진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최정순(62세): 집 지어줘서 고마워요. ⊙기자: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에서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수재민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은 이렇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는 요즘 수재민들의 마음은 더욱 춥습니다. 태풍으로 하루아침에 집과 일터를 잃어버린 수재민들에게 우리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사람과 현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