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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인기 코미디언 쿠오 추 쳉(郭子乾)씨는 2012년 1월 서울 도심의 한 호텔에 묵다가 허벅지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호텔에 비치된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였는데 가열판만 있고 밑판이 없어서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쿠오씨는 그해 7월 가족과 함께 호텔을 상대로 치료비, 위자료 등 4억4천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1심은 쿠오씨가 주전자를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판결에 불만을 품은 쿠오씨는 대만 현지에서 반한 운동을 조직하는 한편, 1심과 다른 대리인을 선임해 항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9부(노태악 부장판사)는 "원고 주장과 같은 사고 경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1심과 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전자 본체와 가열판 사이 실리콘링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 상태로 물을 끓였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고 전부터 주전자 상태가 원고 주장과 같았다면 사용 전에 하자를 미리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오씨는 국제 사법에 따라 대만법을 준거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고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쿠오씨는 소송전을 더 이어나갈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