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부터 이유 없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며 잠이 오지 않는 증상, 바로 '월요병'입니다. 현대 직장인의 주말은 늘 순식간에 지나가고, 제대로 쉰 것 같지 않은 상태로 월요일을 맞이합니다.
우리에게 하루의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월요병을 고칠 수 있을까요?
■ 영국,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주 4일제' 실험 중
영국에서는 6월 초부터 은행과 투자회사, 병원 등 기업 70여 곳의 직원 3,3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CNN비즈니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주 4일제 실험'이 두 달째 진행 중이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비영리단체 '주 4일제 글로벌'과 옥스퍼드·캠브리지·보스턴 대학 연구진 등이 기획한 이 실험은 근무 시간을 기존의 80%로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임금은 종전의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기존 생산성을 100% 유지한다는 약속하에 임금 삭감 없이 주 4일을 근무하게 됩니다. 연구진은 주 4일제가 생산성과 성 평등, 근무 환경과 직원 복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며 기업들은 11월 말에 주 4일제를 유지할지를 결정합니다.
■ "인생을 바꿀 변화…'할 수 있다'는 의욕 생겨"
직원들은 주 4일제로 인한 생활 변화에 만족하고 업무도 더 잘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대출 업무를 하는 리사 길버트는 주 4일제로 인한 생활 변화에 대해 "경이적"이라면서 "(휴무인) 금요일에 집안일을 해두고 주말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생을 바꿀만한 변화"라며 주 4일제에 적극 찬성했습니다.
부모님, 아들과 함께 사는 그는 추가로 주어진 휴일 덕분에 더는 토요일 이른 아침에 식료품을 사러 가지 않아도 되고 가족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주 4일제는 마음가짐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는 자신이 어느 순간 "'할 수 없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5분 넘는 내부 회의 금지"…집중도↑ 업무 시간↓
주 4일제 실험에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홍보대행사 임원인 서맨사 로지는 제대로 된 준비가 없었던 시행 첫 주 상황에 대해 "정말 혼란이었다"면서 "처음 1∼2주간은 (주 4일제를 하기로 한 게) 큰 실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5분이 넘는 내부 회의를 금지하고 고객과의 회의는 30분 이내에 끝내도록 하는 등 업무에 집중해 시간을 줄일 방안을 마련했고 4주째에는 업무가 제 속도로 돌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필요한 방해를 피하기 위해 '신호등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직원 책상의 조명이 녹색이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태, 황색이면 바쁘지만 대화는 가능한 상태, 빨간색이면 방해를 받아선 안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는 이러한 방안들을 찾아내긴 했지만, 생산성이 떨어질 경우 주 5일제로 돌아갈 가능성을 분명히 열어놓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화장품 제조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오전과 오후 각각 2시간씩 매일 4시간을 이메일이나 메신저에 응대하지 않고 도서관처럼 조용히 일에만 집중하는 시간(deep work time)으로 정했고, 그 결과 기대 이상의 생산성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직장 전체가 도서관처럼 운영되며 모든 직원이 고개를 숙이고 업무에 강하게 집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에는 회의가 잡담 시간이었다며 "지금은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고 하루에 2시간을 넘길 수 없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취미·휴식 등 나를 위한 시간…"주 5일제 근무 21세기에 맞지 않아"
CNN비즈니스는 주 4일제 실험 참가자들이 추가로 주어진 하루를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사람들을 만나는 데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보대행사 직원인 에밀리 모리슨은 "쉬는 시간이 늘고 '일요일 공포'가 줄어들면서 새로 시작하는 한 주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목표도 실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 직장인은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하고 싶다는 꿈을 드디어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훈련을 하면서도 일과 가정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주 5일제 근무는 20세기적 개념이며 더는 21세기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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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80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