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현장, 최대 변수는 ‘경제’ _카지노는 비트코인으로 지불한다_krvip

美대선 현장, 최대 변수는 ‘경제’ _억만장자 카지노가 클럽에 충돌_krvip

<앵커 멘트>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뉴욕발 금융위기 와중에 미국 대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은 금융 위기로 임기를 마무리 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 8년에 대한 미국민들의 심판의 장이자 사상 첫 흑백 대결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저희 특파원 현장보고에서는 미 대선의 격전지를 찾아서 주요 이슈를 살피고, 결과와 미래를 전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금융위기, 나아가 실물 경제의 급격한 위축이 미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겠습니다. 박성래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미국 자동차 빅3가 자리잡고 있는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한 때 미국 경제를 이끌던 견인차였지만 자동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2백만 명을 넘던 인구가 절반 아래로 줄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문을 닫은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빚을 갚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퇴거명령을 받은 가게들입니다. 하늘높이 치솟은 현대식 건물들은 절반 정도가 비어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위기까지 터졌습니다. 뉴욕발 금융위기는 미국 자동차 업계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던 GM의 주가는 하룻만에 30%가 넘게 떨어져 195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미국에서 현금을 주고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대출을 받아 차를 사는데 금융위기로 인해 대출이 막히면서 자동차 판매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녹취> 벨 티모랄스키 : "금융위기로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대부분 대출로 자동차를 사기 때문이죠. 지난 몇 주 간의 신용위기가 자동차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판매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빌려주는 리스 방식은 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녹취> 탐 힐러브랜 : "판매감소와 금융위기 때문에 크라이슬러는 자동차 리스를 아예 중단했고 포드 역시 리스를 대폭 줄였습니다.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죠." 마치 우리나라의 IMF 위기 때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주택가에선 집을 판다는 팻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들이 매달 조금씩 갚는 대출금을 연체하는 바람에 은행으로 넘어간 집들입니다. 서너집 건너 한 집은 이렇게 은행에 압류된 집들입니다. <녹취> 진 시어린 : “(어디 어디가 압류된 집입니까?) 저기 6710호도 압류됐고 6718호 6717호 아마 저 쪽 모퉁이 집도 압류된 집이고…." 한 때 한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집들은 끔찍한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외벽을 감싸던 철판은 누군가가 고철로 팔려고 뜯어갔습니다. 백설공주 벽지가 붙은 작은 방, 이 방에 살던 여자 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 이웃들도 알지 못합니다. 언제 압류통지서가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불안한 나날들입니다. <녹취> 진 시어린(대출금 연체자) : "정말 무섭습니다. 은행에서 매일 전화를 걸어와서 저를 협박합니다. 은행하고는 정말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처음에는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며 사정을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만이라도 압류를 유예해야 한다는 시위가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파산한 은행만 도와줄 것이 아니라 어려운 서민들을 먼저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녹취> 해티 샤바스 : "일자리가 없으면 차도 못 사고 집세도 못 냅니다. 식료품 값도 올라서 먹을 것도 못 삽니다. 2년 동안 주택 압류를 유예해야 합니다. 최소한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만이라도 압류를 유예해야 합니다." 몰락할 대로 몰락한 디트로이트의 모습이 미국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금융위기 이후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제문제가 이번 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배경에는 이런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디트로이트가 속해 있는 미시간 주는 4년 전 대선 당시 접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일찌감치 격전지로 분류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케인 진영은 갑자기 미시간에서 선거운동을 중단했습니다. 이길 가능성이 없는 만큼 선거자금을 아껴서 다른 격전지에 쏟아 붓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겁니다. <녹취> 데이빗 앨런 : "저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매케인은 이제는 더이상 미시간에서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오바마가 이곳을 차지한 것 같습니다." 결국 경제위기가 최대 격전지 중 하나를 오바마의 손에 넘겨준 셈입니다. <녹취> 부시 : "요즘 경제상황이 좋지 않지만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인기가 바닥인 부시 대통령이 금융위기 이후 매일같이 텔레비전 뉴스에 나온다는 점도 매케인 진영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매케인에게 방해가 될세라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부시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선거 구도를 경제문제에서 다른 이슈로 돌리는 것이 매케인 진영의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이유 중 하나도 페일린의 개인적인 매력을 이용해 선거 구도를 바꾸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폴 벡(오하이오 주립대 교수) :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은 언제나 좋은 선거 전략입니다. 매케인은 페일린을 선택함으로써 상당수 유권자들의 관심을 경제에서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죠." 오바마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선거 구도를 경제보다는 개인문제로 몰아가려는 포석입니다. <녹취> 페일린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오바마의 초기 지지자 중 한 사람은 미국인 테러리스트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반해 오바마는 경제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집니다. 매케인의 경제 정책이 부시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녹취> 오바마 (미 민주당 후보) : "매케인은 군에서 나라를 위해 명예롭게 헌신했습니다. 감사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들이 겪고 있는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적합한 인물이 아닙니다." 뉴욕 금융위기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는 매케인 진영의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등 다른 격전지들도 오바마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습니다. 결국 매케인도 자신만의 경제위기 타개책을 적극 발표하며 표심을 잡기에 나섰습니다. <녹취> 매케인 (미 공화당 후보) : "(대통령이 되면) 6개월 동안 예금통장의 돈을 100% 지급을 보장하도록 재무부에 지시하겠습니다. 그러면 은행 파산에 대한 광범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겁니다." 경제 상황으로만 보면 오바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바마의 승리를 점치기엔 성급하다는 분석이 아직은 지배적입니다. 사상 초유의 흑백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백인 후보 매케인이 궁지에 몰리면 몰릴수록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대거 몰려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녹취> 구재회(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원) : "오바마가 선거일날 4~5% 정도를 확실히 앞서가지 못한다면 매우 박빙의 승부가 될 겁니다. 그것이 미국 정치의 현실입니다." 경제냐, 인종이냐, 어느 쪽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백악관의 다음 주인이 결정됩니다. 이번 미국 대선이 과거 그 어느 선거보다 큰 관심을 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