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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산업 중 하나가 '면세점'입니다.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매출도 큰 타격을 입었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공항 이용객은 약 1,09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면세점 매출이 급감한 것은 당연한 결과겠죠.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을 포함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대기업 3사 면세점도 줄줄이 수백억 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문을 열어놓을 수록 적자여서 그동안 대기업 면세점을 비롯한 인천공항 입점 면세사업자들은 임대료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습니다. 결국 인천공항은 지난 6월 입점한 면세점들에 올 3~8월까지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주기로 했습니다. 대기업 면세점은 50%까지 인하폭을 결정했죠.

업계에서는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50%도 부족하다, 한시적으로 전면 감면이 필요하다' 등등 여러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일단 너무 상황이 급하다보니 인천공항 측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인천공항과 대기업 면세점 간 임대료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문제가 불거져 나왔습니다.

신세계면세점 모습
■ 면세점 임대료 갈등 2라운드, 신세계免 반발 "롯데, 신라와 형평에 맞지 않다"…왜?

신세계면세점 측이 임대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겁니다. 신세계 측의 주장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형평성을 맞춰달라는 것인데요,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신세계는 인천공항과 2023년까지 인천공항 DF1, DF5 구역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월 임대료는 약 300억 원 선, 매출에 상관없이 일단 월 300억 원이 넘는 '고정형 임대료'를 내기로 계약한 겁니다.

자 이렇게 임대료를 내기로 했는데, 경쟁사인 롯데와 신라는 계약이 다르다는 겁니다. 롯데와 신라는 앞서 올 9월 시작되는 DF3, DF4의 새 사업자로 선정됐는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다보니 롯데와 신라 측이 앞으로는 그동안과 같은 고정형 임대료로는 사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며 사업 포기 의사를 밝힌 겁니다.

급기야 인천공항이 두 면세점 측에 '연동형 임대료'를 제안하기에 이릅니다. 즉,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현재와 같이 매출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임대료 부담도 줄어들게 되는 방식입니다. 고정형 임대료에선 매출이 없어도 수백억을 내야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계약이라는 것이죠. 물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방식은 유력해보입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까 신세계 입장에선 당연히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무리 코로나19 전에 한 계약이더라도,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똑같은 환경에서, 또 똑같은 대기업 면세점에, '다른 계약'이 적용되니까 말입니다. 연동형 임대료가 적용된다면 롯데와 신라는 임대료를 대폭 덜 내도 되겠지만, 신세계는 3백억 원대의 임대료를 계속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다음달이면 인천공항의 50%임대료 감면 조치가 끝나기 때문에 부담은 더 커지는 것이죠.

■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철수설…사실은?

신세계의 인천공항 철수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단 신세계 측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 사실상 거의 없다 보니 사업 전면 철수는 고려하고 있는 여러 방안 중의 하나"라며 "문을 열어놓는 것 자체가 손해인데, 어떻게 이런 임대료를 그대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 정말 너무 어렵다 보니 오죽하면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단정할 순 없겠지만, 신세계 측도 고민이 많겠죠. 경쟁입찰로 어렵게 따낸 인천공항 면세 사업을 당장 접을 수는 없고, 하지만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보기는 어렵고..고민이 많을 겁니다. 또 하나, 신세계를 어렵게 하는 건 인천공항 측의 반응입니다. 인천공항 측은 당장의 신세계 제안을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지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 닫은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 모습
■ 김포공항에서도 임대료 갈등 계속…문 닫아도 월 27억 계속 내는 롯데면세점

그런데 이와 비슷한 갈등은 이미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포공항 이야깁니다. 김포공항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입점해있죠. 이곳에서 신세계처럼 억울(?)한 곳은 '롯데면세점'입니다.

인천공항의 사례와 같이 신라는 연동형 임대료를 내고 있는 반면, 롯데는 고정형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4월 초 전국 모든 공항의 국제선을 인천공항으로 일원화하면서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입니다. 이러다 보니 롯데와 신라면세점 모두 매출이 0원입니다.

그런데 롯데는 월 27억 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2018년 이전에 계약한 롯데는 고정형 임대료를 내기로 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계약 방식이 바뀌어 신라는 연동형 임대료를 내고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롯데의 임대료 부담은 신라와 비할 바가 아닙니다.

롯데는 이 문제에 관해 김포공항과 수 차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양측이 이렇다 할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롯데 입장에선 정부 정책으로 국제선이 멈춰섰고, 때문에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김포공항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를 감면해주거나, 임대료 산정 방식을 '연동형 임대료'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김포공항 측은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롯데면세점 측에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도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두 공항에서 비슷한 갈등이 벌어지다보니 업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충격파가 큰 만큼 임대료 산정방식도 변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인천공항 주요 면세점 3곳에 일하는 근로자만 5,800여 명에 이릅니다. 일부 면세점에선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직원들을 같은 회사의 다른 계열사로 전보하는 등의 인사조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항 측과의 임대료 문제가 면세점 산업이 안고 있는 모든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순 없겠지만, 임대료 문제 해결이 침체된 면세점 산업의 업황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업계는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