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은 장애인 구조”…‘과장된 보고’로 표창 건의한 경찰_유럽에서 돈을 벌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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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은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거나 헌신적인 봉사로 공적을 세운 경찰관들에게 주기적으로 표창합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파출소가 출동 상황을 실제와 다르게 과장한 뒤 표창을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저녁, 지체장애인인 60대 남성이 이 순댓국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이 남성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하자, 식당 측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식당 주인/음성변조 : "동네 사람이고, 한 시간 정도 자면 깨어나겠지 했는데 안 깨어나는 거예요. 우리 아들이 깨워도 욕지거리만 하고..."]

두 차례에 걸쳐 경찰관 네 명이 출동한 끝에 남성을 순찰차에 태워 파출소로 옮겼다가 술이 깬 뒤 집에 데려다 줬습니다.

파출소가 흔히 처리하는 사건인데, 보고서 내용은 좀 달랐습니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어두운 골목길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신속히 출동해 발견했다'고 돼 있습니다.

저체온증으로 심하게 몸을 떨고, 강한 한파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고도 설명합니다.

신속히 구조해 생명을 구했다며 경찰서장 표창을 건의했습니다.

남성이 실제로 쓰러져 있었던 식당 안입니다.

실내인데다 음식 열기까지 남아 있어 저체온증에 빠질 위험은 낮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식당에서 데리고 나온 남성이 길에서도 몸을 가누지 못해 한 차례 지원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로 출동한 경찰관이 조치한 내용만을 보고서에 담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첫 출동은) 주취자 보호 차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그것은 빼고, 우리가 2차 출동했을 때 뭐랄까 미담 사례가 적용되기 때문에 그걸 갖다가 팩트를 적은 겁니다."]

결국 해당 남성은 길에서 처음 발견된 게 아니라 이미 출동한 경찰관들이 보호 중이었다는 사실은 숨긴 겁니다.

경찰은 해당 표창 건의를 놓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부분은 강력히 경고했고, 징계 절차 진행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