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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 인근의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 때문이었는데요.

여성들로 인한 스트레스와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살인을 했다는 게 가해자의 진술이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고 차별 없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외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흘렀습니다.

여성들이 마주한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날 이후 정확히 2년 째인 어제 현장엔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비옷 차림으로 수백 명이 다시 모여 추모와 다짐을 이어갔는데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정대망/서울시 양천구 : "저는 남성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면서 그때(2년 전) 집회에도 나갔고요."]

[양현희/경기도 시흥시 : "세상이 굉장히 바뀔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아직도 세상은 바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학생 김지영 씨도 처음엔 세상이 바뀔 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여학생 위원회에서 학교 내 혐오발언을 모아보려 채팅방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갔습니다.

채팅방에 여학생 위원회를 없애달라 한국여자는 병균이다, 페미들은 뚱뚱하다는 등의 혐오발언이 쏟아진 겁니다.

여성단체가 혐오 사례를 모았더니 1주일 동안 182건이었습니다.

강남역 10번 출구엔 희생자를 기리는 3만 5천 장의 쪽지가 붙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희생자 추모 관련 내용이 6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요.

여성 혐오 범죄를 비판하는 내용도 19.6%로 상당히 많았습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을 상대로 한 혐오와 폭력에 대한 의식이 그만큼 높아진 건데요.

의식은 이렇게 높아졌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여성 혐오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 왜 그럴까요?

우선 페미니즘을 '남성 혐오'나 '여성 우월주의'와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또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과거보다는 높아졌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반작용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지금 중간에 끼어 있는 20대 남성들 혹은 30대 초, 중반의 남성들은 자기는 아직 사회적으로 특권을 누려보지 못했어요. 근데 여자들은 남자들이 문제라고 해요. 이걸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거죠. 사회적 약자한테 자기의 불안정한 감정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가는 거죠."]

사실 페미니즘이 비판하는 게 남성이 아닙니다.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다양한 권력 관계 속의 이 '폭력성'을 비판하는 건데요.

그런데도 최근 인터넷에 '남성 혐오'를 표방하는 커뮤니티까지 생겨나면서, 성 대결 구도가 부각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다시 2년 전, 강남역으로 돌아가 볼까요?

남녀 문제로 강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약자들이 보호받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모든 이가 편견 없이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기도한다.

이렇게 추모 쪽지들은 변화의 방향을 말하고 있는데요.

여성을 비롯한 모든 소수자에 대한 우리 안의 차별과 폭력을 돌아보자고 말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